
네팔과 중국 접경지역을 덮친 대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955명, 실종자는 4472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한국인 9명의 생사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네팔 재난관리청은 현지시간 31일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939명, 실종자가 3925명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사망자 16명, 실종자 546명으로 집계했다. 양국 발표를 종합하면 사망자는 955명, 실종자는 4472명이다.
AFP통신은 네팔 중부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시신 한 구가 수습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발전소는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가 건설 중인 곳으로, 연락이 두절된 네팔 주재 한국인 9명이 근무하던 곳이다. 현재 이 발전소에서 근무하던 576명가량이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시신은 네팔군 구조대에 참여한 중국의 터널 전문 구조팀이 터널 내부 300m 지점까지 진입해 찾아냈으며, 신원은 아직 확인 중이다. 이 터널에는 약 300명이 갇힌 것으로 추정되며 대부분 네팔 국적으로 전해졌다.
반면 헬기 수색에 집중해온 외교부 주도 정부합동신속대응팀은 뒤늦게 전날 육상 수색조를 출발시켰다. 잇단 이륙 불허와 착륙 어려움으로 헬기 수색이 난항을 겪은 탓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 자료 공개를 요청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외교부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의원들에게 비공개 브리핑을 하면서 관계국 수색 활동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고 보고했으며, 중국·인도가 일부 터널에 한정적으로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네팔 정부는 터널 고립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자국 군 병력과 함께 중국, 인도 등 기술력을 갖춘 인접국 전문가들의 진입만 선별적으로 승인하고 있다. 100여 명의 생존 가능성이 제기된 트리슐리 3A·3B 현장에는 중국·인도 전문 터널 구조팀이 네팔군과 함께 막힌 진흙을 뚫고 산소를 주입하는 굴착 작업을 벌이고 있다. 칠리메 수력발전소 터널에는 인도 구조대가 진입해 슬러지 제거와 수색을 맡고 있다.
네팔 대홍수 현장에서 구조된 어퍼트리슐리-1 수력발전소의 두산에너빌리티 현장소장 A씨는 지난 30일 카트만두의 한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방에 물보라가 쳐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고, 3~4시간이 지나서야 현장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A씨는 사고 당시 발전소 터널 내부에서 근무 중이었으며, “아직 연락이 닿지 않는 직원들이 있어 비통하고 애통한 마음”이라며 현지에 남아 수색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 27일 잔류 의사를 밝히고 함께 고립됐던 한국인 직원 9명을 안전지역으로 먼저 이동시킨 뒤, 28일 네팔인 직원들의 대피 상황을 확인하고 네팔군 헬기로 뒤따라 현장을 빠져나왔다.
현지에서 수색·구조 작업을 지휘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겸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회장은 구조된 직원들을 만나 상황을 청취하고 실종자 수색 대책을 논의했다.
한편 지난 27일 고립됐다 안전지역으로 이송됐던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9명(A씨 제외)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회사 관계자는 “귀국 직후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며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많이 지쳐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네팔 정부는 수력발전소 현장에서 연락이 두절됐던 900여 명 가운데 300명가량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여전히 발전소 터널에 갇혀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자는 600여 명이다.
구조대는 한국인 실종자들이 근무했던 터널을 포함해 발전소 터널 2곳에서 이날 시신 3구를 수습했다.
네팔 외교부 대변인은 피해 지역에서 지금까지 1만 명 넘게 구조됐으며 이 가운데 외국인이 323명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악천후까지 예보돼 구조작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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